키워드로 보는 2016년 산업계 결산

산업계가 여느 때보다 힘든 한 해였다. 국내 주력산업인 자동차와 스마트폰, 조선업 모두 불황의 늪에서 허우적댔다. 삼성전자는 신제품 조기단종이라는 악재를 겪었고, 현대기아차는 내수가 얼어붙으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조선업은 최근 20년만에 최악의 불황을 겪으며 수천명을 구조조정했다.

신산업에선 눈에 띄는 아이템들이 많았다.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전은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켰고, 증강현실게임 ‘포켓몬고’는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에 대한 호기심을 키웠다. 이밖에도 드론, 자율주행차, 3D프린팅 등 첨단기술에 대한 관심이 여느 때보다 높은 해였다. 다섯 가지 키워드로 2016년 산업계를 돌이켜본다.

Artificial Intelligence

알파고 쇼크, 4차 산업혁명

2016년 상반기를 가장 뜨겁게 달군 키워드는 ‘알파고’였다. 지난 3월 알파고는 이세돌 9단과 다섯차례 바둑 대전을 벌여 네 번을 이기고 한 번 졌다. 알파고의 승리는 바둑계는 물론, 일반 시민들까지 술렁이게 만들었다. 인간이 개발한 인공지능 프로그램이 인간을 넘어섰다고 판단해서다.

알파고 쇼크는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현재 인간이 하는 일의 대부분은 컴퓨터가 대체하게 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올해 초 다보스포럼에서는 인공지능 발전으로 앞으로 5년 내 일자리 710만개가 사라질 것으로 예측했다.

국내 연구결과도 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맥킨지가 의뢰해 지난 15일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이 되면 국내 노동시간을 기준으로 봤을 때 최대 49.7%까지 자동화가 가능할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연구 중인 자동화 기술이 완전히 보급됐을 경우의 최대치다.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만은 아니다. 소프트엔지니어, 데이터과학자 등 지능정보기술 분야에서는 약 80만명 규모의 신규 일자리 수요가 창출될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조선업 구조조정

조선업 구조조정

조선업은 올해 최악의 불황을 겪었다. 조선 발주량은 최근 20년 중 최저점을 찍었다. 지난 11월 월간 조선 발주량은 73만DWT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3%나 감소했다. 올해 연간 발주량은 2600만DWT로, 1996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조선 발주의 대부분은 해외에서 나온다. 그러나 올해 세계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며 발주량이 급격히 감소했다. 중국의 무서운 성장세도 우리 조선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 중국은 2010년부터 세계 조선 건조량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덕분이다. 중국은 국영 조선기업 집단에 고부가가치선, 핵심기자재, 해양공정설비 기술개발을 지원했다.

국내 빅3 업체인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은 구조조정으로 수익성 개선에 나섰다. 3사는 각각 수천명씩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고용노동부의 지난 10월 기준 사업체노동력 조사에 따르면 조선업이 포함된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은 2015년 12월 이후 11개월 연속으로 전년 동월대비 종사자 수가 감소했다.

컨테이너 부두

수출 ‘빨간불’, 한국경제 ‘노란불’

수출중심 한국 경제에 빨간불이 커졌다. 세계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어서다. 최근 한국무역협회가 발표한 2016 수출입 특징 및 2017년 수출입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의 석유제품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9%나 감소했다. 자동차(-14.4%), 선박(-10.5%), 무선통신기기(-8.6%), 자동차부품(-5.1%), 반도체(-4.5%) 수출액도 줄었다.

협회는 올해 수출액을 지난해보다 5.6% 감소한 4970억달러, 수입액은 7.4% 감소한 4040억달러로 추정했다. 무역실적 부진의 대외적 요인은 세계경제 둔화와 유가 하락이다. 국내 산업 구조 차원에서 보면 기업 경쟁력이 약화되고 구조개혁이 늦어졌으며, 해외 생산이 확대됐기 때문이라고 협회는 분석했다.

실제로 국내 기업들은 생산기지를 해외로 옮기고 있다. 품목별로 보면 국내 기업 LCD TV의 97%, 스마트폰의 88%, 냉장고의 79%, 자동차의 52%는 해외에서 생산한다. 한국의 주요 수출품목들이 수출실적에서 빠지게 됐다는 의미다.

갤럭시노트7

갤럭시노트7 발화

삼성전자는 야심차게 내놓은 신작 ‘갤럭시노트7’이 두 번이나 리콜을 실시하는 수모를 겪었다. 이 제품은 출시한지 2주 만에 100만대 이상 팔리는 등 호응이 좋았으나 국내외에서 제품이 폭발했다는 제보가 잇따르며 1차 리콜을 진행했다. 삼성전자는 배터리를 폭발 원인으로 꼽았다. 그때까지만 해도 소비자들의 반응이 나쁘지 않았다. 빠른 리콜 결정에 박수를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문제는 리콜 이후에도 터진 발화 사고다. 배터리를 교체했음에도 여전히 문제가 발생하자 결국 삼성은 조기단종을 선언했다. 발화 원인도 다시 찾기로 했다. 배터리가 아닌 스마트폰 설계상의 문제라는 얘기도 나왔지만 아직까지 확인된 바는 없다. 삼성전자와 국가기술표준원은 지난 10월부터 발화 원인 분석을 시작했으나 12월 현재까지 원인 규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

신제품 조기단종은 삼성전자의 협력사들에도 치명타였다. 갤럭시노트7에 들어갈 부품이 고스란히 재고로 남게 됐다. 이에 삼성전자는 1차 협력사 70여곳을 대상으로 재고 물량을 보상해주겠다고 발표했다. 협력사가 보유한 완제품 재고뿐 아니라 반제품 상태의 새고, 생산을 위해 준비한 원부자재까지 보상해주겠다는 것이다. 갤럭시노트7 사태로 차기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S8에 대한 부담감도 한층 커진 상황이다.

전기차 1만대 돌파

환경부에 따르면 올 한해 국내에 보급된 전기차는 4622대다. 지난해보다 64% 늘어난 수치다. 누적 보급대수는 지난 15일 기준 1만대를 넘어섰다. 2011년 보급사업을 시작한 이래 5년만이다. 이정섭 환경부 차관은 “전기차 1만대 보급은 그동안 정부, 지자체 및 업계가 함께 노력한 결실”이라면서도 “미국, 유럽, 중국 등에 비해 뒤처져 있는 만큼, 충전인프라와 인센티브를 확대하고 홍보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전기차 보급을 위해 정부는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당초 1200만원이던 국고보조금은 올해 1400만원으로 올렸다. 일반차 대비 가격이 비싼 전기차에 가격경쟁력을 줘, 구매를 유도하기 위함이다. 지자체에서도 전기차 구매 시 보조금을 별도로 지급한다. 지역별로 다르지만 평균적인 보조금은 500만원선이다. 세제 혜택도 최대 400만원까지 주고 있다. 개별소비세 200만원, 교육세 60만원, 취득세 140만원이다.

전기차 상용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전 세계적인 흐름이다.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국제적인 조약인 파리협정이 올해부터 발효된 탓이다. 이 협정에 따르면 195개 협약 당국은 자율적으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정한 다음 이행해야 한다. 우리 정부는 2030년 배출전망치의 37%를 감축하기로 했다. 전기차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차다. 때문에 대부분의 자동차회사들이 전기차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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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원 기자
이혜원 기자

남들이 안 쓰는 뉴스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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